[열한시반 (2)] '사랑은 선택', '선택은 현대적 특징' 공동체 프로젝트 2014.07.01 12:16

사랑은 선택이다. 자상한 남자를 고를지, 잘생긴 남자를 사귈지, 뇌가 섹시한 남자를 만날지는 개인의 선택 문제다. 사람마다 이성(혹은 동성)에 대한 취향은 제각각이다. 우리는 가급적 나와 잘 어울리는 ‘대상’을 찾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상대의 영화 취향, 정치적 견해, 가족관 등등. 하지만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는 사랑의 ‘대상’보다는 선택의 ‘조건’을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당연시하고, 대상을 선별하는 데 에너지를 쏟지만, 에바 일루즈는 대상을 선택하는 사회 환경, 즉 사랑의 생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가령 같은 혈족 출신과의 결혼만 허용하는 동족결혼의 사회와, 여러 파트너와 자유롭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섹스 혁명의 사회는, 성적 선택에 있어 그 생태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우선 동족결혼의 사회에서는 선택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저 동족 안에서 양가 부모가 정해주는 짝을 만나면 된다. 하지만 후자는 (능력에 따라) 무한한 선택권을 얻게 된다. 오늘은 A, 내일은 B, 모레는 C, 혹은 같은 날 ABC를 모두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섹스 혁명의 사회에서는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이 잦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무엇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리 자연스러운 일만은 아니다. 직장만 하더라도 그렇다. 과거에는 가업을 이어가는 일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빵집에서 태어난 아이는 이름도 Baker고 장차 하게 될 일도 빵굽는 일이다. 그에게 직업을 ‘선택’한다는 건, 매우 낯선 일이다. 


오늘날은 어떤가?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다. 당장 점심을 먹을 때, 김치찌개를 먹을지, 자장면을 먹을지 선택해야 하고, 후식으로 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야 할지, 달달한 카라멜 마끼아또를 마셔야 할지도 골라야 한다. 컴퓨터 한 대를 살라치면, ‘다나와’, ‘지식 쇼핑’, ‘에누리’ 등 온갖 가격비교 사이트를 전전하며 몇 날 며칠을 고심한 후, 최적의 선택을 해야 한다. 


하물며 사랑의 대상을 선택하는 문제는 어떻겠는가. 선택의 풍년 속에서 현대인들이 빈곤을 느끼고, 불안해하며, 선택 장애를 호소하는 건, 너무 당연해 보인다. 선택은 “현대 문화의 전형적 특징”이 됐다. 


(to be continue...)



이날 모임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우리는 이렇듯 편하게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혹시 참여를 원하는 분은 언제든지 adzero99@gmail.com로 문의해 주세요. 주일독서모임 [열한시반]은 늘 열려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읽고 있는 책은 에바 일루즈의 <사랑은 왜 아픈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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