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시반 (1)] 새삼스럽지만 흥미로운 질문, '사랑은 왜 아픈가' 공동체 프로젝트 2014.06.19 00:37

'사랑의 왜 아픈가'


질문 자체가 새삼스럽다. 아프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사랑에는 늘 고통이 따른다. 그런데 이 새삼스러운 제목만으로도 책에 확 끌린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부제가 ‘사랑의 사회학’이다. 아마도 사랑의 심리학을 염두에 두고 붙인 부제인 거 같다. 그렇지만 사랑의 고통을 사회학적으로 살핀다는 게 무엇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주일독서모임 <열한시반> 첫 번째 책으로 우리는 에바 일루즈의 <사랑은 왜 아픈가>를 택했다. 첫 모임에는 모두 일곱 명이 참석했다. 주일 오전 11시 반에 진행하는 모임이라 별 기대가 없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었다. 이날 우리는 현대인의 사랑에 대한 저자 에바 일루즈의 독특한 접근법을 살짝 맛보았다. 


일단 저자는 현대인의 사랑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늘날 사랑은 <폭풍의 언덕>에서의 캐서린과 달리, “사랑을 유일하고도 가장 좋은 선택의 기준으로 삼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그 어떤 경제적 장벽이나 금지규범” 따위는 없다. 심장의 명령이 그 어떤 기준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외도에 실패하여 자살한 <보바리 부인>과 달리, 우리에겐 사랑의 고통을 극복하도록 돕는 ‘심리 상담가’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참가자들은 사랑의 문제를 해결해줄 ‘심리 상담가’들이 넘쳐난다는 저자의 지적에 크게 공감했다. 나부터가 연애 상담가를 자처하고 있으니. 현대에는 죽을 것 같은 사랑의 고통도 경험하기 어렵지만, 설사 그러하더라도 친구들이나 상담가들의 조언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이내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을 반복한다. 


그러나 에바 일루즈가 과거와 사랑의 양상이 다르다고 지적한 첫 번째 주장(심장의 명령)에는 선뜻 동의하지 못했다. 오늘날도 여전히 경제적 장벽으로 사랑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저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건, 현실의 실패하는 사랑과 달리, 이상적으로는 ‘사랑’이 절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은 실패한다. 우리는 그 책임을 누구에게, 어디서 묻고 있을까? 대개는 개인의 정서적, 인격적 미성숙함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간혹 원인을 소급해 올라가, 저자가 ‘프로이트 문화’라고 비꼬고 있는 가족 문제에 봉착하기도 한다. 사랑의 문제가 심리의 문제, 혹은 개인사적 문제로 환원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개인에게 모든 문제를 귀착시키는 이러한 대중적 해석에 반대한다. 그는 연인 관계를 포함하여 현대의 모든 사회적 관계가 경제 모델에 의해 장악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주목한다. 


저자는 마르크스가 ‘상품’ 분석을 통해 당시 사회 구조의 문제를 드러냈듯이, 오늘날에는 ‘사랑’ 분석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날 사랑은 단지 연애 문제가 아니라, 현대성을 바라보는 거울인 것이다. 


우리는 사랑에 관한 저자의 사회학적 관점이 낯설었다. 그래서 오히려 흥미롭기도 했다. 사랑을 사회학적이고 구조적으로 바라볼 때, 사랑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도 있을 거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 


(to be continue...)


p.s. 주일독서모임 [열한시반]은 늘 열려있습니다. 참여를 원하는 분은 adzero99@gmail.com로 연락처와 참여 동기를 적어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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