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대신 상상력에 권력을! 향유/Media 2011.03.25 18:36




100분 토론은 예상대로 재미가 없었다. '한국 사회의 희망'과 같은 모호한 주제는 아무런 논쟁도 만들지 못하고, 혹여나 어떤 전선이 형성되더라도 시간 핑계 주제 핑계를 대며 억압되기 일쑤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지켜봤지만, 역시나. 

쌈닭 진중권 샘은 이런 모호한 분위기에서는, 400회 특집 때도 그랬지만 특유의 독설이 잘 안 나온다. 전변호사님은 좀더 왼쪽으로 온 것 같고, 인명진 목사님은 그냥 좋은 분이었다. 김여진씨는 실제적인 경험에서 비롯되는 말들이어서 생생한 느낌이었고, 시골의사님은 말을 꽤나 잘해서 놀랐다. 한국경제 논설위원은 자신의 생각을 과감없이 얘기해서 (내용의 동의 여부를 떠나) 그나마 토론에 재미를 더했다. 

어쨌든 모호한 희망 따위를 가지고 얘기하는 건, 큰 교회에서 좋은 말씀 듣는 것처럼 따분하고 지루하다. 모호한 주제 뿐 아니라  속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사람도 싫다. 그런 사람들은 논쟁을 싸우는 걸로 생각하고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 능글맞다. 까칠해도 자기 주장이 뚜렷한 사람이 훨씬 매력적이지 모호하고 좋은 얘기하는 사람은 별로다. 

그럼에도 토론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성과가 있었다. 평소 스펙을 쌓는데 여념이 없는 대학생들이 안타깝지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그렇게는 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딱 그 수준에만 머물러 있었다. 결국 스펙에 매달리든 매달리지 않든, 돈과 상관없이 자신의 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였다. 나의 상상력은 치열한 현실 앞에서 거세돼 있었다.  나는 그렇게 꿈에 대한 열정을 잃은 채, 스펙에 사로잡힌 사회를 개탄하고만 있었다. 오늘부터 다시 상상력에게 권력을!

 by 변칙녀
 

  • 도플파란 | 2011.03.27 02:5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100분토론을 이번에 봣었습니다... 오랜만에 인명진 목사님의 소리를 들었네요..
    갈릴리교회가서 잠시 설교를 들었던 적이 있는데.. 오랜만이네요... 설교하시는 거나.. 방송의 스타일이나.. 비슷비슷... 오랜만에 인명진 목사님을 뵐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 에디공 | 2011.03.27 10:31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아 그렇군요. 제가 다니는 교회 바로 근처라서 갈릴리 교회는 자주 보는 편입니다. 근데 제 주변 분들은 토론에서 인명진 목사님이 많이 별로였나봐요. 전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뻔하고 재미없었다는 얘기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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